1. 독서의 개방성 - 독서의 개방성은 자기 취향에 충실하면서도 자기 취향과 거리가 먼 책에 대해서까지

                          관심과 흥미의 촉수를 개방해 놓는 데 있다.

2. 독서의 관용성 - 독서의 관용성은 자기 생각이나 입장과 다른 주장이나 논지를 담은 책들도 그 나름의

                          일리를 갖추고 있으리라 전제하는 태도에 있다.

3. '책의 원리주의" 경계 - 전지(全知)는 다만 신의 몫이며, 우리 인간은 전지 가운데 아주 작은 조각들을

                                   한 권, 한 권의 책으로 나누어 주고 받으며 전지에 조금씩 아니, 영원히 다가가는 존재.

                                   아주 작은 하나의 조각을 전지의 축도라도 되는 듯 붙들고 섬기는 태도, 일종의

                                   '책의 원리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할 일이다.

책을 읽을 때 두뇌에서는 서로 다른 구실을 하는 수많은 부분들이 상호 작용하면서 복잡한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

하나의 언어, 하나의 구절을 새로 접할 때마다 수십 억에 달하는 뉴런이 부단히 상호 작용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순간적인 다른 배열과 짜임새를 이루면서 계속 변화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우리의 두뇌작용은 물론 책의 세계도

수십억의 연주자들이 만들어내는 교향곡이다. 독서의 개방성과 관용성을 발휘하지 못하면 네트워크의 결과 짜임새가

한정될 수 밖에 없으며 그 극단은 일종의 폐쇄회로가 될 것이다.

독서의 편중을 경계하고 그 폭넓음을 권장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 탐서주의자의 책, 표정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