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음악회를 다녀왔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 특별한 시간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영화 '어거스트 러쉬'를 보았을 때 숨소리조차 낼 수 없을 만큼

영혼을 울리는 감동의 순간 순간이었는데,

정명훈 지휘, 권혁주 바이올린으로 울려퍼지는 서울 시향의 마스터피스 시리즈는

공연 2시간 내내 가슴뛰게 하더군요.

신공의 곡을 신동이 연주하는 최고의 음악회였습니다.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4번 D장조 K218은 23분동안 연주가 계속되었습니다.

이름모를 악기들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을 가득메웠습니다.

관객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고, 어떤 미동도 없었습니다.

하늘과 땅, 우주를 돌고 돌아 울려 퍼지는 음율의 멜로디 소리, 소리, 소리....

1부가 끝이 나고 2부의 연주곡은 음악을 모르는 무지한 나의 심장에

감동의 종을 울렸습니다. 

정명훈 지휘자의 작은 손끝에서 부터  머리와 말끝까지 온몸으로

빚어내는 웅장한 음률에 음악의 마술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75분동안 멈추지 않고 연주를 할 수 있을까요?

음악의 천재는 그 어마어마한 곡을 다 외울수 있는 것일까요?

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악보 한번 보지 않고 그 긴 긴 곡을 다 외워서

작품을 만들어 내는지 놀라웠습니다.

몰입은 하나가 되는 순간이라고 했던가요?

음악과 하나가 되는 2시간....

2시간 내내 심장의 숨소리조차 의식하지 못한 채 시선은 무대에 꽂혔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인생이 보였습니다.

찬겨울 폭풍우의 세찬 비바람도

잿빛 흐린 하늘도,

아름다운 봄날의 따사로운 햇살도...

희노애락이 춤을 추는 삶이 보였습니다.

어둡고 추운 세상에 같이 추위에 떨었고

따뜻하고 포근한 어머니 품에서 쉴 수도 있었고,

사랑하는 이의 가슴에 포근히 안기는 황홀함도 있었으며,

절절히 아팠던 상처의 어두운 그림자도 있었습니다.

음악의 세계가 삶의  울림이었습니다.

드디어 길고 긴 75분간의 연주의 마지막 들릴 듯 말듯

아련한 연주는 고요히 잠들고 지위자의 손 끝도 움직임이 없이

고요해졌습니다.

숨조차 쉬지 않고 있었던 관객은 드디어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졌습니다.

박수소리가 끝이 없습니다.

2시간의 연주의 화답에 박수로 대하는 것이 오히려 미안한 마음에

모두들 일어나서 기립박수로 열정을 보냈습니다.

감동과 가슴떨림의 순간,

그 순간 순간에 기적의 호르몬 '다이돌핀'이 온 몸의 혈관을 타고 흘렀습니다.

기억에 오래 오래 남을 아름다운 음악회였습니다.

서울대학교 원우님들과 단체관람의 기회로 2월의 첫 문화의 시간은

감동의 순간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