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음악회를 마치고 -071031

무작정 책이 좋았고, 음악이 좋았고, 자연이 좋았고, 사람이 좋았습니다.

그것은 제가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책을 통해 숨쉬고

음악을 통해 영혼이 숨쉬고

자연을 통해 육신이 단련되며

사람들을 통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배웠습니다.

책, 음악, 자연, 사람,

네 개 기둥의 가르침이 있었기에 저는 오늘을 살 수 있으며, 지금도 심장은 뛰고 있습니다. 그들의 가르침은 그 어떤 인생수업보다 감동, 감동, 감동이었습니다.

살다보면 예기치 못한 풍랑도 가뭄도 홍수도 쓰나미도 만납니다.

힘들게 올라간 정상도 한방의 쓰나미에 미끄러져 힘없이 굴러 떨어지는 것이 세상사입니다.

깊은 골짜기에 혼자 떨어져 울고 있을 때,

깜깜한 밤 어둠에 홀로 떨고 있을 때,

칼날 같은 매서운 겨울바람에도,

언제나 말없이 따뜻한 손 내밀어 준 건 어김없이 네 개의 기둥입니다.

음악회를 준비하면서 마음은 점점 얼어갔습니다. 마침내 눈이 내리고 제마음은 눈사람처럼 얼어만 갔습니다. 주위의 많은 지인들의 따가운 질책도 있었습니다. 왜 그리 빨리 가느냐, 너무 급하게 가면 넘어진다,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에 하라, 예산은 어떻게 만들거냐......

부정적인 말, 열정을 빼앗아가는 말, 지친 다리를 더 지치게 만드는 암세포같은 말, 말, 말...그런 말들이 제 어깨를 더 처지게 만들었습니다.

가장 참기 어려웠던 것은 저의 진실이 왜곡되는 듯한 메아리였습니다.

진정 책이 좋았고, 음악이 좋았고, 사람이 좋았습니다.

좋은 책과 좋은 사람들이 만나는 아름다운 장터를 만들어 주고자 했던 저의 진실이 왜곡되는 듯한 말들이 제 귀전을 울렸을 때 한없이 목메어 왔고, 일을 마치고 혼자 집으로 돌아갈 때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이 운전을 방해했습니다. 잠시 차를 갓길에 세우고 혼자 크게 소리내어 울어버렸습니다.

가슴이 좀 시원해졌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단어가 포기입니다. 포기는 배추 한포기 두포기 할 때만 쓰는 단어로 생각했습니다.

몇몇 지인들의 따가운 질책을 뒤로 하고 독서음악회 행사를 강행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걱정은 사람과 돈이었습니다.

삶은 역시 사람과 돈인가 봅니다. 개인의 삶도, 기업도, 국가도 사람과 돈 두개의 기둥이 튼튼히 버티어 줘야 함을 다시 한번 깊이 배웠습니다.

진실하게 준비하면 반드시 도와 줄 사람이 나타난다 했던가요?

많은 독서경영클럽 회원들의 협찬이 줄을 이었습니다. 하늘도 도우고 땅도 도왔습니다. 독서음악회를 진행하는 청사포 밤하늘, 한번 보셨는지요? 달은 달빛으로 별은 별빛으로 밤바다는 리듬맞춰 파도를 탔고 모두 약속이나 한 듯아름다운 축복의 미소를 보내 주었지요.

바람은 잠들었고,

불꽃은 서둘러 피어나고

아름다운 음악은 영혼을 따라 흘렀으며,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일처럼 오시는 손님 반가이 맞아 주었습니다.

어느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모두가 주인이 되고 모두가 손님이 되었습니다.

감사, 감사, 감사, 또 감사, 큰 절 올립니다.

아름다운 곳에 아름다움이 몰려듭니다.

무엇이 이 귀한 분들의 발걸음을 이곳 독서음악회로 안내해 주었을까요?

끊어진 인격, 품격, 국격을 독서로 이어가자는 총회장님의 축하의 매직쇼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활짝 열어 주셨습니다.

아름다운 음률의 시가 낭독이 되고, 독서발표로 열정을 나누었으며, 아름다운 소프라노 ‘그리운 금강산’이 울려 퍼지면서 우리는 모두 한마음이 되었습니다.

사랑의 마음이 활짝 열었습니다.

바리톤의 ‘오 솔레미오’ 구수한 음성이 이어졌고, ‘돌아와요 부산항에’ 색스폰, 이대표님의 대금연주는 청사포 밤하늘을 은하수 되어 흘렀습니다. 새타령을 부르는 최대표님의 가창력에 밤하늘도, 밤바다, 청중도 함께 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김회장님의 화랑검도 시범은 그 옷차림에서 한번 놀랐고, 검도를 휘두르는 칼솜씨게 숨을 고르고, 볏단을 자르는 그 무시무시한 무술에 청중도 하늘도 바다도 땅도 숨을 죽였습니다. 신나는 음악과 칼이 함께 춤을 추는 명장면은

모든 이들의 두 손에 박자를 맞추어 한마음이 되었습니다.

김이사장님의 라이브 ‘당신은 나의 운명’이 울려 퍼지면서 얼었던 심장을 녹이고 급기야 청중과 무대는 열정의 도가니로 불꽃을 피워 올렸습니다. 그 마음을 아는지 별보고 바다보고 주인장은 모닥불 피운다고 불꽃을 동시에 피워 주셨습니다.

‘우리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겁니까?’ 하시며 활짝 웃는 회원들의 얼굴은 영원히 잊을 수가 없습니다. 세상의 행복을 모두 가진 넉넉함이었습니다. 풍요로움이었습니다.

마지막 단체송으로 ‘나는 행복한 사람’을 부르는 모든 이의 얼굴에는 그저 행복한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습니다. 조용필의 ‘친구여’를 합창하며 우리는 끓어 넘치는 열정을 아쉬운 우정으로 나누었습니다. 한 분 한 분 악수하며 다음을 약속하는 마음은 역시 사랑이었습니다.

우주에게 보내는 전파중에 가장 힘이 쎈 것이 ‘사랑의 전파’라고 했습니다.

우리 회원들의 뜨거운 책사랑을 음악사랑을 사람사랑을 우주에 전했습니다.

우주는 화답할 것입니다. 영원히 변치 않을 사랑으로...

한국독서경영 연구원 직원의 마음을 모아 모아 다이애나 홍은 감사, 감사, 감사, 또 감사, 도움주신 모든 분들께 큰절 올립니다.

독서가 음악처럼, 노래처럼, 춤추듯

여러분의 영혼의 동반자이기를 소망합니다.

2007년 10월 28일

다이애나 홍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