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이 불길했다.

새벽에 눈을 뜨니 온통 안개세상이었다.

차를 몰고 공항을 향하는데 전방 10M앞이 보이질 않았다.

아, 이일을 어쩌나...

역시 어제밤에 미리 출발했어야 했다...

이를 어쩌나...

라디오 방송에 스쳐가는 비행기 결항소식...

차를 몰고가는 핸들이 파르르 떨렸다...

그토록 원하는 포스코 첫 강의를 하는 날,

하필이면 이 중요한 날에 비행기가 결항이라니...

이 일을 어쩌나...

심장의 고동소리는 커져가고 마음은 온통 포스코를 향해 절절매고 콩콩 떨고 있었다.

어떻게 이 사실을 알려야하나...

하실장을 통해 연락을 하게 했고...떨리는 가슴으로 공항을 왔다갔다 배회했다.

행여 다시 비행기가 어떻게 안 될까 하는 절절한 기대감을 포기할 수 없었다.

교육담당자는 하실장의 연락을 받고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고 야단이다.

하루전에 내려왔어야지요 하는 흥분된 목소리,

어쩔수 없이 죄인된 마음으로 차를 몰고

돌아오는데 정말 반가운 전화가 왔다.

'독서경영'꼭 듣고 싶었고  회사에서 기대가 아주 크다며

오후에라도 와서 강의를 해달라는 소식이었다.

순간 너무 감사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 감사합니다. 정말...모든 일정을 접고 달려가겠습니다.

오후가 되니 안개는 걷히고 비행기는 하늘을 나는 새처럼 유유히 날았다.

"휴우 ㅠㅠ 정말 감사합니다"

미안한 마음을 어떻게 달래줘야할까 고민하며

강의안을 수정하고 수정했다.

황당하고 놀라게 했던 그분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열정적인 강의'뿐이었다.

정말 제대로 잘 하고 오자...마음은 온통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했다.

위기가 기회란 말,

오늘같은 날 딱 어울렸다.

오히려 아침의 해프닝으로 우리는 작은 스토리를 만들었다.

마음을 주고 받는 귀한 경험이 되었다.

포스코는 포스코였다.

강의드는 눈에는 빛이 나고 있었고,

직원들은 모두 너무너무 친절했다.

특히 주택단지를 견학할 때는 세계적인 기업은 정말 다르구나,

세계속에 우뚝선 포스코의 기상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마치고 시원한 바닷가 어느횟집에서

뒷풀이에 아침에 당황한 해프닝을 이야기하며 오히려

서로 미안한 마음에 많이 친해져 있었다.

감사하고 감사하다.

친절한 직원들,

깨끗하고 쾌적한 사무실 분위기.

최첨단 세미나실,

무엇보다도 가장 귀한 것은

포스코 직원들의 뜨거운 학습욕구였다.

이렇게 첫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마지막 비행기에 올랐다.

밤하늘에 송송 떠 있는 별들이 그리 아름다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