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이 흐를 때 귀하는 무엇을 하시는지요?

모두들 퇴근하고 혼자 남아 고요한 사무실에 앉으면

고독이 조용히 손을 내밀어요....같이 놀자고...

가끔 그랬습니다.

모두들 보내고 텅빈 사무실에 컴퓨터 자판에서 춤을 추는 나의손가락을 사랑합니다.

공지영 작가가 말했나요.

글을 쓴다는 것은 손가락의 힘과 엉덩이의 힘이라고...

또 공병호 박사는 말했지요

성공은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의 힘이라고...

그래서 저는 지금

손가락의 힘과 엉덩이의 힘에 머리도 가슴도 맡겨봅니다.

사무실 한켠에 자리한 작은 물레방아의 물소리가 정겹습니다.

토닥토락 주르르....

책장에 이쁘게 피어있는 작은 꽃들도 고독과 악수를 하네요.

이책 저책 저마다 나를 좀 봐달라 유혹을 하구요....

전 이런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취하고 있지요.

취하니 기분이 좋은데요. 마치 사랑의 마법에 걸린사람처럼요.

어떤 이는 술잔에 취하고

어떤 이는 고독에 취한다고 했던가요.

저는 분위기에 취합니다.

술을 못 마시지만 술자리에서는 술마시는 사람들의 취기에 같이 취하고

이렇게 혼자 있는 시간에는 고독에 취해 봅니다.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은 웬일까요...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작품이 나온다고

유영만 교수님께서 언젠가 말씀 주셨습니다.

그런것 같아요.

약속의 유혹을 뒤로하고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갖을 수 있는 것은

잉태의 시간이 필요해서 일까요.

영혼이 영양실조에 타 들어가서 일까요...

읽지 않고

쓰지 않으면 자꾸만 타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중독이지요.

읽고 쓰고 읽고 쓰고 ....

아름다운 중독일까요?

읽는 중독

쓰는 중독

느끼는 중독

저는 운동중독자이지요.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배고파합니다.

천천히 걷다가 점점 빠르게 걷고 가볍게 뛰다가 다시 천천히 걷습니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 맺히고,

머리결아래로 땀방울이 자작자락 흐릅니다. 그 땀방울이 영혼의 먼지를 다 씻어 줍니다.

그 느낌때문일까요...

마치 금방 양치질을 한 것처럼 입안이 개운하듯

영과 육이 동시에 맛사지를 받은 기분이지요.

지금은 마음의 운동을 하는시간입니다.

머리와 가슴을 씻어내리는 땀방울은 역시 엉덩이의 힘이요 손가락의 힘입니다.

몇시간을 책상에 앉아 있습니다.

마치 쇼윈도의 마네킹처럼요....

시간이 흐르고 고독이 흐르니 영혼의 스위치가 작동되더군요.

역시 손가락의 힘과 엉덩이의 힘이었습니다.

그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지식일까요?

여유일까요?

좋은 글은 절박함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공지영작가도 그랬고

조엔롤링도 그랬습니다.

영혼의 스위치를 켜 주는 버턴은 역시 절박함이었지요.

절절함 뒤에 숨어 있는 꽃은 화려해서 눈이 부셨습니다.

저는 그렇군요.

혼자있는 시간...고독이 성장의 힘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고독을 사랑합니다.

처음엔 차갑지만 이내 포근해지거든요. 그래서 머리도 가슴도 다 내어줍니다.

그러면 고독이 치료를 해 줍니다.

상처를 입은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약을 발라주지요.

점점 맑아오는 머리와가슴,

역시 그힘은 엉덩이와 손가락 그리고 고독,

혼자만의 시간이었습니다.

귀하는 일주일에

몇번이나 고독이 내미는 손에 악수를 하는지요?

다이애나 홍 ...고독에 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