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길은 고요합니다.

자동차도 잠에서 덜 깨었는지 조용히 달립니다.

바람도 조용히 스치고 나뭇잎도 조용히 기지개를 폅니다.

매월 첫째주 셋째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새벽 4시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게 됩니다.

강의가방을 챙겨들고 아파트 문을 나서는 시간 새벽 5시,

주차장 차들은 고요히 잠들어 있습니다.

차를 몰고 아파트 길을 나서면 푸른 가로수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 다녀오라 인사를 하듯

가늘게 손을 흔들어 줍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감사해서 마치 선물같습니다.

또 하루 이렇게 좋은 시작을 달리고 달려갑니다.

선진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이제 설레여졌습니다.

처음엔 초행길이라 긴장했지만 이제는 많이 편안해 졌습니다.

달리는 차속에 클라식 음악이 흐릅니다. 고운 음률에 마음을 싣어 봅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산과 들이 눈을 시원하게 씻어 줍니다.

차 바퀴도 안정적으로 서해안 고속도로를 노래하듯 달려 갑니다.

저는 새벽을 사랑합니다.

고요함이 있어서일까요. 정갈한 생수한잔으로 저의 혈관과 세포를 깨웁니다. 서서히 눈이 맑아지고 마음도 맑아지는 순간입니다.

늘 새벽에 가장 먼저 손이가는 생 수 한잔, 저를 지키는 생명수입니다.

강의가 없는 날은 새벽시간에 주로 Morning page 글쓰기를 합니다.

하루 중 가장 귀한 시간이지요. 자판기를 두드리는 손가락이 마술을 부리기라도 하듯 두드리고 지우고 몇번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긴 글이 창작이 되곤 합니다. 낮동안 방해하던 전화도 그 어떤 목소리도 들리지 않아 보너스 시간이지요.

오늘처럼 강의가 있는 날이면 Morning page는 하루 휴가를 받는 날이 되겠군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책이지요. 새벽길을 달리는 차창밖으로 보이는 모든 것이 한 줄 한 줄 귀한 메세지를 던져 줍니다.

신록이 우거지는 것을 보면 내 삶의 신록은 얼마나 우거져있나를 생각해 보라는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무성한 숲을 스쳐지나가니 내 삶의 지식의 숲은 얼마나 우거졌나 돌아 보게 됩니다.

쭈욱 뻗어있는 서해대교를 지나니 어느새 선진(주) 회사에 도착했습니다.

여전히 변함없이 반갑게 인사를 하시는 경비아저씨, 그 웃는 모습이 아침 햇살같습니다.

강의 1시간 전 도착해서 강연장을 체크하고 빔 프로젝트 스크린 등을 습관처럼 점검을 합니다.

어느새 오셨는지 늘 박회장님은 먼저 와 계십니다.

처음엔 너무 근엄하여 많이 조심스러웠습니다.

'호통경영'의 대가라고 할까요? 박회장님은 '일본전산 이야기'의 주인공 나가모리 회장과 닮은 점이 너무 많습니다.

호통경영의 뒤안길에는 깊은 직원사랑이 숨어 있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역시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 내공의 깊이와 직원사랑의 깊이가 전해오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되자 직원들은 강당에 모이기 시작합니다.

참으로 제 눈을 즐겁게 했던 것은 직원들 모두가 한결같이 책을 손에 들고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기업에 독서코칭을 가지만 책을 손에 들고 강의장에 들어오는 경우는 50%를 넘지 못합니다.

심지어 제가 독서코디네이터를 맡고 있는 서울대AIP독서클럽과 전경련IMI,GAMP독서클럽 때도 책을 손에 들고

토론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늘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선진(주) 직원들은 한사람도 책을 들고 오지 않는 사람이 없더군요.

역시 무섭습니다. 리더의 힘은 멀리서 발견하는 것이 아니지요. 리더의 강력한 의지는 직원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있었습니다.

직원들은 리더의 말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따른다는 (주)농심 손 욱 회장님의 말씀이 생각하는군요.

박회장님은 이제 책이 읽고 싶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신다고,

주문한 책이 도착하면 책 내용이 너무너무 궁금하다고,...

직원들이 나처럼 되면 좋은 텐데 하는 마음 간절 하셨습니다.

참 고마운 일이지요.

첫주에 강의를 갔을 때는 '일은 대충대충 하더라도 책읽기는 철저해라' 하시더니

이번에는 '책에 반 미치고, 일에 반 미쳐라' 명언을 남기셨습니다.

박회장님께서는 일주일에 5권의 경영 인문 등의 책을 읽고 계십니다.

최근에 '일본전산 이야기'를 3번 반복해서 읽으셨고 전경련 IMI GAMP독서클럽에서 멋지게 발표도 하셨습니다.

책속의 경영철학을 본인의 기업에 철저히 적용하려는 고민의 흔적들이 그대로 보여주셨습니다.

뼈속깊이 까지 씹으면서 읽으시고 펜으로 정리를 하셨고 정리한 내용을 손수 컴퓨터 자판으로 자료를 정리하셨더군요.

읽으면서 한번 느끼고

정리하면서 한 번 더 깨달고

발표하면서 체화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치 제가 그렇게 책 읽고 정리하고 강의하면서 체화되듯이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닮은 점이 많습니다.

내게 변화를 주지 않는 정보는 더 이상 정보가 아니다라는 진리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기록하여 정리하는 것만이 지식이라는 진리도 함께 말해 주고 있지요.

강의가 마치고 직원들은 조별 토론에 들어갔습니다.

모두 14개조로 구성이 되어 도란도란 둘러 앉아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때로는 웃음의 장미꽃이 피고 때로는 심오한 라일락꽃이 피기도 하는 독서토론 현장입니다.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그들의 토론에 귀 기우려 봅니다.

가슴에 잠자던 창조어들이 쏟아지는 순간입니다. 저는 이런 모습을 보면 가슴이 뜁니다.

고맙고 감사해서 때때로 목이 메기도 하지요.

시간이 흐르고 책의 메아리도 흐르고 아이디어도 흐릅니다.

도란도란 오손도손 주고 받는 책 속의 메아리를 따라 그들의 가슴은 하나가 되었습니다.

박수소리와 함께 우리는 다시 자리를 정리했고

조별토론에서 나눈 이야기를 팀리더는 간단하고 명쾌하게 메세지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목소리에 강한 의지가 담겨 들려옵니다.

책을 보면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한 그들입니다.

과거를 보았고 현재를 보았으며 미래를 예측했습니다.

답은 내안에 있었고  또 다른 답은 현장에 있었음을 그들의 목소리에 그대로 전해오는 시간입니다.

박회장님의 마무리 말씀이 귓전을 울립니다.

' 여러분 우리 회사 오래오래 다니세요. 그만두는 사람이 철처히 후회하는 멋진 회사로 만들것입니다.'

' 여러분이 선진(주)에 다닐 때가 가장 많이 성장하는 시간이 되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독서코칭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하염없이 장마비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시원하게 내리는 빗소리는 마치 제마음을 시원하게 씻어 주는 듯했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늘 마음 한켠에는 또 다른 희망이 몰려오고 다른 한켠에는 고독이 몰려 옵니다.

그래서 신은 우리 인간에게 왼쪽 오른쪽 두 개의 가슴이 만들어 주셨나봐요.

선진(주)에 이제 서서히 독서의 뿌리가 내리고 있습니다.

그 뿌리가 튼튼해서 건강한 싹이 나고 잎이 무성히 피어나길 소망해 봅니다.

언젠가 그들이 무성한 지식의 숲속터널에서 영혼을 쉬게 할 수 있도록...

다시 사무실에 돌아오니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남겨 주셨네요.

저에겐 소중한 선물같은 메세지입니다.

" 홍원장님 안녕하세요?

지난번 독서강연은 가슴을 열어주었지만

오늘 선진정공 독서코칭은 마음을 열어주었습니다.

제가 가족과 떨어져 혼자 있어야하는 고통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매력과 열정에 푹빠져 그만둔다는 생각을 접게 되었고,

이제 내가 만들어가는 회사를 키우는 목적의식이 생겼습니다.

나의 변화를 꿈꾸며 당당하게 세계시장의 영업력을 키우는 준비를 이미 시작했고,

가까운 시일내에 포스코 회사의 벤취마킹 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작은 바램을 가져봅니다.

선진정공을 사랑하는 사람이^^"

" 다이애나 홍원장님 안녕하세요?

저희 회사 독서코칭을 위해 새벽 5시에 출발하셨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더 놀란 것은 설레는 마음으로 소풍가는 아이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셨다고 해서

더 놀랐습니다.

저는 아침잠이 많이 일찍 일어나는 것이 너무 어려운데

토요일 쉬고 싶은데 그럴수 없어 스트레스였습니다.

오늘 다이애나 홍원장님의 말씀을 듣고 많이 반성했습니다.

어차피 독서토론에 참석하는 거 원장님처럼 소풍가는 아이처럼 출근하자. 였습니다.

늘 웃음이 떠나지 않는 원장님을 많이 닮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달에 또 뵙겠습니다."

선진짱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