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화미주 인터네셔널' 이란 별난 미용실이 있다. 그 미용실의 규모는 부산,울산을 통털어 직원이 250명이다. 김영기 대표는 미용업계의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아카데미를 개설하여 직원들의 교육에 결코 소홀함이 없다. 김대표는 자신의 경영스토리를 '천만원의 약속'이란 책을 내어 화제를 모았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너무나 어려운 환경에서 갖은 고생과  어려움을 겪으면서 '딱 천만원만 벌어보자'라는 각오를 가슴에 새겼다. 그 때부터 온갖 궂은일을 비롯하여, 실패와 도전을 반복으로 천만원이란 돈을 손에 쥘 수 있었고, 그 돈이 종자돈이 되어 지금의 '화미주 인터네셔널'을 탄생시켰다.

자신이 그토록 갖고 싶었던 천만원을 이제 직원들에게 한 달에 천 만원씩 벌게 해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래서 책 제목이 '천만원의 약속'이다. 화미주 미용실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직원들의 아름다운 음성이다.' 사랑합니다 고객님 어서 오세요' 하는 밝은 인사법이 특별하다. 하루 종일 기분 좋게 해주는 그들의 '사랑합니다'의 인사를 받고, 친절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편안한 웰공간에서 헤어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이다.

직원들에게 천만원씩 벌게 해 주겠다는 리더의 강한 의지가 이제 그의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한 몫 했다. 독후감 공모를 한 것이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보내주면 1등 당선자에게 천만원의 상금을 준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많은 독후감이 왔는지 김대표와 아카데미 직원들이 읽고 선정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읽고 읽기를 반복하여 1등을 선정하는데 있어 결국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는지 어느 날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들의 전화를 받고 하루 시간 내어 독후감 2009편중에서 50편을 골랐다. 그 중에서 1등을 선정하는 작업은 전문가인 나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책을 읽고 독서일기를 써 온지가 몇 년이 지났지만, 이번 독후감의 내용들을 보니 가히 전문가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놀랐다. 독자들의 수준이 참 많이도 높아졌다.

천 만원의 약속 독후감 심사평에는 다음과 같은 기준이 있었다.

[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미래의 부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이라고 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가치가 미래의 자산이라는 것이죠.

시간, 공간, 지식 이 세가지의 컨텐츠속에 미래의 부를 축적하기위해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있다면 독서경영이라 할 수 있겠죠.

이번 '천만원의 약속'의 독후감 150여편을 읽으며 한편의 대상을 선정하는 데는 심장이 타는 듯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독후감이 가슴에 찡하니 느낌표를 주는 좋은 글들이었습니다. 그 중에 몇 편은 과히 전문가 수준을 능가하는 훌륭한 글 솜씨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독후감 선정에 있어 몇 가지의 기준을 두고 선정하였고 마지막으로 10편의 잘된 작품을 2-3번 반복하여 읽고 읽었습니다.

첫째, 진실성입니다. 얼마나 자신의 목소리와 자신의 가슴으로 진실된 마음이 녹아 있는가를 가장 우선적으로 보았습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솔직하게 호소했는가, 내용이 겉돌지 않고 자신의 영혼에 녹아 들어갔는가에 따라 글의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둘째, 독창성입니다. 대부분 독후감이 비슷비슷한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책의 내용, 느낌, 반성문형태의 글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줄거리 요약들은 누구나 할 수 있지요. 나만의 아이디어로 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은 베끼지 천국입니다. 좋은 것이 있으면 금새 그렇게 흉내를 내는 세상입니다. 그런 글들은 금방 식상하고 독자에게 감동을 전할 수 없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나만의 독특한 독창성이 있는 글은 독자의 가슴에 오래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셋째, 삶의 에너지화입니다. 책이 주는 영감이 나의 삶에 얼마나 큰 에너지를 생산해 주며, 아이디어를 창조해 주었는가 하는 것이죠. 한 줄의 문장이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번쩍 하는 순간이 있지요. 한 권의 책이 운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 한권의 책이 지쳐있는 내 삶에,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내 삶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에너지를 주어 도약 재도약할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은 무엇보다 큰 부의 가치를 부여합니다.

넷째, 감동, 감화입니다. 글을 풀어가는 길목 길목마다, 글쓴이의 진솔한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우려게 하였는가? 

감동, 감화가 있는 글은 책을 읽지 않아도, 독후감만 보아도 그 책이 주는 영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빨리 나도 그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합니다. 이처럼 좋은 글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습니다. 가슴을 움직이는 글이 좋은 글입니다.

이상 네가지 기준을 두고 한편의 대상을 선정하는 데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줄다리기 선택을 하게 한 이번 독후감 선정을 통해 한국의 글 솜씨는 과히 세계최고다 라는 믿음과 확신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칭은 말하였습니다. 글쓰기의 비결은 단 한가지뿐이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라고요. 우리나라에서 50년은 글쓰기 작업을 한 이어령 박사는 자신만의 독특함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부디 여러분의 이번 독후감 대회 기회가 좋은 글을 쓰는 초석이 되어 더 좋은 책을 읽고 글쓰기 작업을 즐겨보는 귀한 시간이 되길 기원합니다.]

'천만원의 약속' 1등 당선자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 정말 잊지 못할 이벤트가 되었을 것이다.

이 천만원의 상금이 그 당선자의 삶에 또 한번의 종자돈이 되어 재기하는 에너지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책을 가까이 해서 얻어진 뜻밖의 이벤트의 주인공이 된 그 분의 삶이 참 멋지고 자랑스러웠다.

이번 1등 당선자의 경우, 그저 운이 따라줘서 1등이라는 상이 주어진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동안 많이 읽고 많이 써 왔으며 무엇보다도 책이 주는 특별한 영감이 그의 아픈 가슴을 열었고, 그 열린 가슴에 진실이 숨어 있었고 그 진실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열쇠가 되었던 것이다.

며칠 전 신문기사에 글쓰기에 관한 내용이 나의 시선을 머물게 했다. 전적으로 공감하는 내용이라 여기에 옮겨 본다.

[중앙일보 손민호] "나 역시 요즘의 서울대 논술시험을 통과할 자신이 없다. 명색이 50년 동안 글을 썼다는 나도 이런 방식의 글쓰기 시험엔 자신이 없다. 세상에 글쓰기의 전범이 어디에 있느냐. 글쓰기의 틀은 또 무엇이냐. 백 사람이 글을 쓰면 백 개의 글이 다 달라야 하는 것 아니냐. 이와 같은 시험 제도는 글쓰기를 감금상태에 몰아넣는 짓이다."

원로 문학평론가인 이어령 전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서울대 논술시험을 거론하며 현행 글쓰기 교육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등단 50주년을 맞아 본지 인터뷰에서 "획일화한 글쓰기 교육이란 도도한 광풍 속에서 자기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그는 "요즘 대학 논술시험 문제들이 너무 어렵다"며 현행 논술제도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이 전 교수는 이어 "제 생각을 쓰는 글이 가장 좋은 글"이라며 "남의 생각을 자꾸 내 글에서 쓰려고 하니까 좋은 글이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누구나 제 생각이 있는 것이고 중요한 건 그걸 자신 있게 밝히는 용기"라며 "제 생각이 없으면 감히 없다고 쓰고, 아무리 바보 같은 생각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충실히 옮겼다면 좋은 글의 자격을 갖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교수는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따위의 기술은 세 시간이면 족히 배우는 것"이라며 일선 학원에서 글쓰기 요령을 가르치는 요즘 논술 입시 풍토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이처럼 글쓰기는

무엇보다도 독창성과 진실성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좋은 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