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아침이면 어김없이 찾는 곳이 북데일리 코너이다.

이곳에는 책 이야기와 작가, 그리고 독자들이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는 풍경이 무척 흥미롭다. 독자로 작가로 강연가로서의 내모습이 어떤가를 거울을 통해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의 진솔한 속삭임과 날카로운 비판을 한 눈에 보면서 세상소리가 이곳에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터넷 공간이라는 것이 인간의 가장 깊은 마음까지 다 볼 수 있는 신비의 거울이다. 익명이란 이름으로 거침없이 읊어대는 댓글과 예리한 지적들이 섬뜩할 때가 많다. 그래도 인간의 진실성을 글로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이곳 인터넷이 아닐까.

북 데일리 김민영 기자의 글은 톡톡 쏘는 맛이 한국의 고추장과 일본의 와사비를 연상케 한다.

실제 그녀의 기사를 읽으면서 솔직해서 좋다 라는 생각을 자주 갖게 되는데 그녀가 말하는 한국의 책이야기에 귀 기우려 보자.

[북데일리] 도서관에 갈 때마다 짜증이 나는 이유 두 가지. 하나, 눈길이 가는 책은 대부분 ‘대출중’ 또는 ‘예약중’이라는 경고문구가 찍혀 있다는 것. 둘, 인구 40만이 사는 ‘00시’에 공공도서관이라고는 ‘단 하나’ 뿐이라는 사실. 그것도 버스로 30분 이상 걸리는 머나먼 거리에.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일도, 자리를 차지하는 일도 전쟁이다. 휴일이면 자리를 맡지 못한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도서관 로비를 가득 메우고 있다. 아이들이 책을 볼 수 있는 공간 역시 만원인 것은 마찬가지. 그마저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아이들은 엄마 아빠 무릎 위에 앉아 힘겨운 표정으로 제 순서를 기다린다.

장서는 또 어찌나 부족한지 신간의 경우, 손에 넣으려면 최소 두 달은 기다려야 한다. 대기자 수가 하도 많아 차라리 사 읽는 게 빠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아마, 비 콘서트 티켓 구하는 일보다 도서관 자리 맡기나 책 빌리기가 ‘배’는 어려울 것이다.

도대체 이렇게 불편해서야 도서관을 어떻게 이용하겠는가?

근본적인 문제는 도서관 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노래방은 9만개, 도서관은 1만개라는 부끄러운 현실은 이미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더욱 기막힌 것은 그 1만개의 90% 이상이 학교 도서관이라는 사실이다. 공공도서관 수가 ‘겨우’ 5백여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니 통탄할 현실이다.

최근 만난 <책, 꽃만큼 아름답고 밥보다 소중하다>의 저자 이혜화 씨는 도서관운영의 성공 요인으로 접근성과 편리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이용하기 편한 곳에 위치해야 하고 장서량은 무조건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백번, 아니 천 번 공감할 말이다.

이는 학교 도서관에만 해당 되는 사항이 아니다. 공공도서관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주민들이 오고 가는 길에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위치는 물론, 방대한 장서량은 도서관이 갖춰야 할 기본 요소다. 그렇지 못하다면 그야말로 유명무실할 뿐이다.

23일 신년특별연설을 통해 노 대통령은 지속적인 국가성장을 위해서는 사회 투자, 즉 사람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며 오는 2030년까지는 OECD 평균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자신했다. 인재양성에 있어 가장 강조되어야 할 것이 바로, 책읽기의 중요성이다. 책에 대한 투자가 인재 양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국가의 미래를 고민하는 정부라면 공공도서관 5백 개라는 현실에 낯을 붉혀야 할 것이다.

도서관 활성화는 ‘책 읽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이다. 이를 해결 할 주무부서인 문광부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출판시장의 영세성’ ‘책 안 읽는 사회’라는 고질적 문제 역시 이런 노력을 통해 답을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김민영 기자-

노래방이 9만개, 도서관이 1만개, 이는 어쩌면 당연한 현실인지도 모른다.

노래방이 많은 이유는 즐겁게 놀 수 있기 때문이다. 즐겁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찾고, 많이 찾는 것이다. 수효대비 공급 아니던가.

도서관이 재미있으면 노래방 이상으로 생기고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아 둘 것이다. 도서관도 노래방도 창조의 공간이다.

책을 읽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면, 신나게 한판 놀고 나서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신나는 곳이 노래방이라면

심각한 곳이 도서관 아니었나. 이제 도서관도 신나는 공간으로 독자들을 초대해야 한다.

어떻게 신나는 공간으로 그들을 초대할 것인가?